서울시가 광복 80주년과 윤동주 시인 서거 80주년을 맞아 개최한 ‘세계 최대 독서 릴레이(Most people in a reading relay)’ 도전이 마침내 성공했다.
27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3,532명의 시민이 참여해 2015년 인도가 세운 3,071명의 기록을 넘어섰다.

이번 릴레이는 오전 8시, 오은영 서울명예시장의 축사와 윤동주 시인의 시 「자화상」 낭독으로 시작됐다. 첫 주자는 의사이자 작가로 알려진 남궁인 명예시장이 맡았고, 방송인 다니엘 린덴만과 이정민 전 KBS 아나운서가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마지막 주자인 3,532번째 낭독은 윤동주가 유학했던 일본 릿쿄대학에서 기념비 건립을 추진 중인 이향진 연세대 교수가 맡아 의미를 더했다.

대한민국, ‘세계 최대 독서 릴레이’ 기네스 세계 기록 달성 [사진. 서울시제공]

참가자들은 한 문장씩 이어가며 무려 10시간 12분 동안 윤동주 시집을 낭독했다. 당초 목표는 3,180명이었으나 예상보다 많은 시민이 현장에 몰리면서 목표를 훌쩍 넘겼다.

연령대도 다양했다. 전체 도전자의 절반 가까운 47.9%(2,250명)가 20~30대였고, 초등학생부터 70~80대 어르신, 아기와 함께 나온 가족 단위 참가자까지 전 세대가 함께했다. 특히 많은 초등학생들이 혼자 무대에 올라 시를 낭독하고 이름이 새겨진 인증서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의 소감도 뜨거웠다. 목표 인원에 맞춰 참여한 배경미 씨는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해 주고 싶어 왔다”며 “역사적인 순간에 동참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포에서 가족과 함께 온 시민은 “윤동주 시인의 시를 직접 낭송하는 순간이 너무 뜻깊었다”고 전했다.

김태희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성과는 그동안 서울시가 추진해 온 ‘서울야외도서관’과 ‘도서관은 쿨하다’ 캠페인 같은 독서문화 정책의 결실”이라며 “서울시가 앞장서서 독서문화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신한은행, 라이나손해보험, 빙그레, KLM 네덜란드항공 등 기업들도 후원에 나서 성공적인 도전을 지원했다.

서울시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독서문화를 즐기는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